- skit : 긴급 회의 -
[꼬리별]
상황 보고 부탁드립니다.
[늘솜]
현재 인간들끼리 대치 중입니다. 큰 짐승의 숫자는 한 쪽에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불멸을 꿈꾸는 자들의 침략으로 보여집니다.
[흐노니]
인간들은 지치지도 않는군.
[꼬리별]
얼마 전, 우리 보금자리 서남쪽에 위치한 폐가가 큰 짐승들에게 점령 당한 일도 있었지요. 큰 짐승들의 세력 확장을 좌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옛살비는 아직 안 왔나요?
[흐노니]
아직 대치 현장에 있는 모양이야. 가장 열심이라니까.
[늘솜]
왔습니다.
[꼬리별]
열심인 것도 좋지만 몸 조심하십시오.
[옛살비]
죄송합니다! 헉헉... 지, 지금, 대치 현장에 처음 보는 생물이 출현했습니다!
[꼬리별]
처음 보는 생물?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흐노니]
얘, 숨 좀 돌려.
[옛살비]
헉헉. 아, 네! 큰 짐승만하지는 않지만, 꽤 덩치가 크고, 머리에 큰 뿔이 두 개 달려 있습니다. 눈도 부리부리하고 앞 다리와 뒷 다리가 아름드리 나무 만하고, 그냥 온 몸이 우락부락합니다!
[꼬리별]
...뭐지?
[흐노니]
어머? '황소' 아냐?
[늘솜]
황소? 여기선 보기 힘든 동물이라고 들었는데.
[꼬리별]
황소는 어떤 행동을 했나요?
[옛살비]
아직 누군가를 해하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그 위세에 눌려서 인간들이 멀찌기 물러섰습니다.
[꼬리별]
큰 짐승들의 동향은?
[옛살비]
어떤 큰 짐승은 한 번에 쪼그라들어서 사멸하기도 하고, 하여튼 어마어마해요!
[꼬리별]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고생 많았습니다. 저도 곧 출발하겠습니다. 늘솜, 늘솜.
[늘솜]
예.
[꼬리별]
'미로'라고 하던 그 고양이 무리가 이 기회를 틈타 준동할까 걱정됩니다. 그들의 보금자리 근처로 이동해서, 동향을 파악해주세요.
[늘솜]
유사시에 들개 무리에게 상황을 알릴까요?
[꼬리별]
그들은 우리 편이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떼까치 무리들과 연락(連絡)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급박하면 떼까치 무리에게 부탁하는 방법도 써 보십시오.
[늘솜]
알겠습니다. 바로 출발하겠습니다.
[꼬리별]
저랑 옛살비는 다시 현장으로 갑니다. 흐노니.
[흐노니]
응.
[꼬리별]
우리가 없는 동안, 아이들을 잘 돌봐 주세요. 아직 이 산에는 홀로 떠돌아다니는 들고양이들이 많습니다. 각별히 주의해 주십시오.
[흐노니]
뭣하면 고양이 목에 방울이라도 달까? 너처럼.
[꼬리별]
부풀려진 옛날 일입니다. 단지 각별히 안전에만 주의하십시오.
[흐노니]
알겠어.
[꼬리별]
옛살비, 서두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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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꿈꾸는 유랑극단
skit : 긴급 회의
2019.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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