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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 -

 

 

 

 "지훈 씨. 잠깐 나와볼래요?"

 

 지혜가 갑자기 낮게 속삭였다. 왜 그러나 싶었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지혜를 따라 밖으로 향했다. 지혜가 현관 문을 열자, 예의 찬 바람이 훅 불어왔다. 나는 몸을 움츠렸다. 그리고 지혜가 문을 연 그 곳에, 한 사람이 서 있었다.

 

 "배달 왔습니다."

 

 배달 노동자였다. 무슨 배달? 지혜는 명랑하게 "감사합니다!" 하고 외쳤다. 꽤 큰 네모 상자였다. 나는 "이게 뭐예요?" 라고 물었다. 그러자 지혜가 흐흐흐, 웃으며 대답했다.

 

 "오늘 주인 언니 생일이예요."

 

 아하? 그렇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어두컴컴한 복도에서, 생일 케이크에 초를 꽂고, 불을 붙였다. 긴 초가 네 개, 작은 초가 여섯 개... 모든 준비가 완료되자, 우리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고, 바의 내부 문을 열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보통 서프라이즈 파티의 묘미는 예상치 못한 환대를 받았을 때의 당사자의 표정을 관찰하는 데 있다. 주인은 역시 놀란 눈치였다. "어떻게 오늘이 생일인 걸 알았지?" 주인은 그렇게 중얼거릴 뿐이었고, 우리는 킥킥킥 웃었다. 바에 있던 다른 손님들 역시 "축하합니다!" 하고 외쳤다. 주인은, "고맙습니다..." 하고 중얼거리며, 숨을 불어 초를 껐다.

 

 그리고, 나는, 이상하리만치 신난 지혜가 인상 깊었다.

 

 나에게 잠깐 나오라고 했을 때의 그 낮은 목소리, 뭔가 중대하고 심각한 일을 꾸미는 어린 아이 같았다. 그저 흔한 생일 축하일 뿐인데.

 

 "언니! 생일 축하해요!"

 

 지혜는 한 번 더 신이 나서 외쳤고, 주인은 "고마워..." 하고 대답했다. 지혜는 자신이 조금 흥분했단 걸 깨달았는지, 다소 진정하려 애쓰면서도, "아, 드디어 한 건 했다!" 하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나는 그 모습이 또 인상 깊었다.

 

 우리는 존재만으로도, 사소하지 않다.

 

 주인은 케이크를 잘랐고, 지혜는 바쁘게 움직이며 케이크를 가게 안에 있는 손님들에게 하나씩 전달했다. 나도 케이크를 맛 보았다. 꽤 고급진 맛이었다. 나는 "맛있다." 하고 중얼거리며 케이크를 먹었다.

 

 그날 밤은, 그렇게 저물어갔다.  

 

  

 

 

 

 

--

에고고, 제가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아서 이번엔 분량이 조금 짧습니다. 죄송합니당 ㅠㅠ

그대신, 이번 주말에 보너스 화를 선보이겠습니다! 약간의 기대 해 주세요 ㅎㅎ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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