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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화 -

 

 

 

 - 저는 그들에게 다가갔습니다.

 

 모녀는 서로 손을 꼭 잡고 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배달 시키셨죠?” 라고 말하며 자전거에서 내리고, 배달 가방을 벗었습니다. 마주오는 할머니가 가방에 부딪히지 않게 조심하며 가방을 손으로 바꿔들고 지붕 아래서 열었습니다.

 

 “와! 핫도그!”

 

 아이가 비닐에 싸인 핫도그를 보고 외쳤습니다. 저는 흐뭇한 마음으로 핫도그를 아이에게 건넸습니다. 그녀가 말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예.”

 

 저는 멋쩍게 웃었습니다. 그녀는 “잠시 앉았다 가세요.”하고 말했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이고 그녀를 따라 앉았습니다. 아이는 그 작은 입으로 핫도그를 한 입 베어물었습니다. 그녀는 그런 아이를 보며,

 

 “제 딸이예요. 다섯 살.”

 

 “엄마, 나 여섯 살이야.”

 

 아이가 말했습니다. 아, 맞다, 너 한 살 더 먹었지? 엄마는 겸연쩍게 웃었습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물었습니다.

 

 “아저씨는 무슨 일 하세요?”

 

 “네, 뭐, 글쓰는 일 합니다. 하지만 글쓰기는 먹고 사는 데는 도움이 별로 안 돼서...”

 

 그녀는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거세게 쏟아지는 비가 야외공연장의 양철 지붕을 때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소리를 가만히 들었습니다. 흠뻑 젖은 사람들이 비를 피해 여기저기로 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습니다.

 

 그녀가 다시 물었습니다.

 

 “아저씨는 착한 사람 같아요.”

 

 “네? 뭐, 착한 사람이야 많죠.”

 

 저는 대충 아무렇게나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아뇨. 그런 착함이 아니예요. 진짜 착한 사람은...”

 

 “......”

 

 그녀는 약간 안색이 어두워졌습니다. 아이가 엄마의 기색을 눈치채고 엄마를 빤히 바라보았습니다. 저는 몰래 침을 삼켰습니다.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려나?

 

 곧 그녀가 말했습니다.

 

 “저는 진통제를 먹는데요...”

 

 “진통제요?”

 

 “우리 엄마, 종종 아파요.”

 

 아이가 끼어들었습니다. 엄마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군요.”

 

 “......”

 

 “진통제가 필요할 때도 있어요.”

 

 “아니.”

 

 그녀는 갑작스럽게 단호한 말투로 말했습니다. 저는 약간 불안해졌습니다. 아마 그것은 그녀의 불안정함을 느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그저 머리를 긁적이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느새, 비가 그쳤습니다.

 

 “그럼, 가 볼게요.”

 

 “조심하세요.”

 

 우리는 그렇게 작별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자전거에 올라 페달을 밟았습니다. 다가오는 자전거를 피해 참새들이 후다닥 날아갔습니다. 저는 자전거 위에서 그녀를 뒤돌아보았습니다. 그녀는 저를 보고 손 인사했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비 개인 창공, 새들이 날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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