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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화 -

 

 

 

 - 놀라운 일이군. 그 동네, 어둡고 깊숙한 곳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줄이야...

 

 - 저는 이것이 우리나라 특유의 '밀실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유독 '방'이 많습니다. 노래방, 피시방, DVD방... 서로간의 '공간'이 없는[無間], 이 부대끼는 도시 속에서 자신만의, 그리고 '우리'만의 공간을 확보하고 싶어하는 심리랄까요.

 

 - '밀실'이라... 확실히 위험하군. 영화에서도 자주 묘사하지. 중요한 결정은 꼭 소수의 몇몇 이들이 밀실에서 처리하는 장면들 말이세.

 

 -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남성 권력자의 소도구로 '여성'이 동원되지요.

 

 - 그 후 그녀는 어떻게 되었나.

 

 - 그 후 그녀를 다시 만난 것은 역시 그 골목에서였습니다. 이젠 그 골목에 뭔가 애착이 생기더군요. 그녀와 저는 그 공간을 담배를 피우는 장소로 활용한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다가와 말했습니다.

 

 '저번엔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젠 좀 괜찮아요?'

 

 제가 묻자, 그녀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답이 되었죠. 괜찮지 않구나. 왜 일주일 정도 입원하지 않고 바로 다시 '일터'로 나왔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저는, 그만 다소 선을 넘는 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일... 안 하면 안 돼요?'

 

 역시, 그녀는 저를 찌릿 째려보았습니다. 주제 넘은 참견이었죠. 저는 사과했습니다.

 

 '아. 죄송해요.'

 

 그러자 그녀도 노기를 풀고, '제가 애를 먹여 살려야 해서...' 라고 변명인 듯 변명 아닌 말을 했습니다. 저는 놀랐습니다. 애가 있구나. 아직 어려 보이는데. 하지만 그 순간 저의 짓궃은 시선은 그녀가 차고 있는 액세서리들로 향했습니다. 목걸이, 팔찌, 귀걸이... 한 눈에 봐도 비싸보이는 것들.

 

 제가 잠시 침묵하자, 그녀는 화제를 돌렸습니다.

 

 ''오버 잇'에서 배달 일 하시는 거죠?'

 

 제가 잠시 내려놓은 가방에 붙어있는 회사 로고를 본 것 같았습니다. 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녀는 잠시 저를 빤히 바라보다가,

 

 '강섬 마을 공원으로도 배달 오시나요? 아이랑 종종 가는 곳인데.'

 

 하고 물었습니다. 강섬 마을 공원이면 이 근처... 배달 범위 지역이기 때문에,

 

 '네.'

 

 하고 대답했습니다. 그녀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다음에 또 봬요. 다시 한 번, 감사해요.'

 

 그렇게 말하고, 몸을 빙글 돌려 그 '밀실'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저는 그 뒷모습을 잠시 바라보았습니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배달 콜이 들어 온 것입니다. 저는 목적지를 확인한 후, 가방을 다시 질끈 매고, 자전거에 탔습니다.

 

 저는 '거리'를 향해, 자전거를 힘차게 밟았습니다...

 

 

 

 

 

 

 --

 

 

 

 

 --

 비가 너무 많이 오는 걱정스런 계절입니다.

 모쪼록 더 이상의 비 피해가 없길, 그리고 정부 차원에서 신속한 복구가 있길 바랍니다.

 

 제 소소한 근황을 말씀드리자면, 지칠 때는 푹 쉬는 버릇을 들이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바다도 자주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여러분도 아프지 않으셨음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 글에서 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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