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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暗行) - 18화 - 아가씨를 위한 장송곡 - (8)

 

 


 "그게 무슨 말씀인지..."

 

 민수는 당황하지 않으려 했지만, 저도 모르게 말꼬리를 흐렸다. 그런 자신을 자각한 민수는 정신적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마담은 호호 웃을 뿐이었다. 마담은 담배 연기를 입에 머금었다가, 도너츠 모양으로 뿜어내며 말했다.

 

 "실망인데. 왜 그랬을까?"

 

 "......"

 

 "그래, 뭐, 젊으니까 한 탕 하고 싶었겠지만."

 

 "......"

 

 "설마, 미지 일과 관련이 있는 건가?"

 

 "......"

 

 마치 자문자답하듯 말을 하던 마담은, 잠시 눈꼬리를 찌푸렸다. 그리고 마담은 몸의 모든 동작을 멈춘, 정지 상태로 허공을 응시했다. 마담의 손에 들린 담배만 타들어가고 있었다. 거의 필터 끝까지 타들어간 담배를 마담은 비벼 껐다. 그리고 다시 허공을 바라보았다. 민수는 땀에 젖은 손을 바지에 닦았다. 마담이 회상하듯 말했다.

 

 "미지는 머리가 좋은 아이였어. 감수성 풍부하고, 사람들에게도 친절했고. 하지만 낭비가 심한 게 단점이었어."

 

 "......"

 

 "뭐, 여기는 주로 그런 애들이 모이는데니까 특별하달 것도 없겠지만..."

 

 "......"

 

 "그렇게 죽을 줄이야. 경찰 수사도 막을 정도니 대체 그 놈들은."

 

 마담의 눈에 눈물 한 방울이 어른거렸다. "미지가 보고 싶네, 갑자기." 민수는 귀를 막고만 싶어졌다. 자신이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민수는 이번엔 진짜로 입술을 질근 깨문 다음, 바지 주머니에서 손을 뺐다. 작은 녹음기와 함께.

 

 "저번에 그 브이아아피께서 제게 이걸 건네었습니다."

 

 "이게 뭐야? 녹음기?"

 

 "예."

 

 "지금까지 나와의 대화를 녹음했어?"

 

 "예."

 

 "내가 미지에 대해 경찰에 이를까봐, 브이아이피께서 걱정이 크시던?"

 

 "그것 뿐만은 아닙니다."

 

 "그러면?"

 

 민수는 주먹을 쥐며 말했다.

 

 "마담, 마담이 다음 타겟일 겁니다."

 

 마담은 깜짝 놀라 어벙벙한 눈으로 민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잠시 후, 마담은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좀 웃긴 말을 했다.

 

 "뭐야... 아줌마 취향이야?"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걸 자기는 어떻게 알았지?"

 

 민수는 어떻게 대답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대답했다.

 

 "이번에 새로 온 직원 녀석이 '몰카'에 대해 가끔 떠들더군요. 웃긴 놈입니다. 예전에 여자 친구와의... 관계 영상을 몰카로 찍은 적이 있다나. 녀석이 가끔 몰카의 종류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떠들던 게 기억에 있었습니다. 하여튼 한심한 놈인데."

 

 "......"

 

 "어쨌든 거기서 힌트를 얻은 저는, 브이아이피가 오기 전날, 삼 번 방에 몰카를 설치해두었습니다. 가장 확률 높은 방이었죠."

 

 "......"

 

 "그는 그때 신문을 읽고 있었는데, 몰카에 그 신문이 찍혔습니다. 마담, 마담의 젊었을 때 사진이 신문에 실려 있더군요."

 

 마담은 점점 몸이 떨리고 있었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서, 냉장고에서 위스키를 꺼냈다. 그 다음, 냉동고에서 얼음을 꺼내 잔에 쑤셔박고, 위스키를 거칠게 따라 벌컥벌컥 마셨다. 아까의 여유로운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마담은 잔을 든 손을 벌벌 떨고 있었다. 하지만 민수는 끝내, 말을 마쳤다.

 

 "마담. 그 사진 속 마담의 얼굴에, 마담의 이가, 모두 검게 칠해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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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행(暗行) 

18화 - 아가씨를 위한 장송곡 - (8)
2019. 12. 26. 

낮아짐 이야기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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