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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화 -

 

 

 

 “지금 우리 보금자리는 위험에 처해 있어. 큰 짐승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른다고.”

 

 녀석은 중얼거리듯 말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크림은 난처하다는 표정을 꽤 멋지게 지으며,

 

 “미로가 이걸 알고 있을까.”

 

 하고 물었다. 망루 녀석은 고개를 저었다.

 

 “아닐걸. 여기는 그 녀석의 영역이 아니야.”

 

 망루는 왜 그런 걸 묻지?’라고 힐난하지는 않았지만 크림은 마치 그런 힐난을 들은 것처럼 침통한 표정이 되었다. 곰곰 생각에 잠긴 녀석에게 이번엔 망루가 물었다.

 

 “그런데... ‘늑대얘기는 뭐야?

 

 크림의 표정이 더욱 난처해졌다. 조금 미안하지만, 의외의 모습의 연속이었고, 그래서 놀라웠다. 크림이 대답했다.

 

 ”우리 일행 중에 몇몇이, ‘늑대를 봤다는 말을 했어.“

 

 ”...정확히 본 거야?”

 

 “글쎄. 알 수 없지. 어쨌든 녀석들은 목격담을 말하더라고. 상당히 겁에 질려서.”

 

 “구체적으로?”

 

 “글쎄, 그건 몰라. 녀석들이 횡설수설하는지라.”

 

 망루는 미간을 찌푸렸다. 반신반의(半信半疑)하는 것 같았다. 망루가 다시 물었다.

 

 “그런데, 말야, , 너도 무섭나?”

 

 그러자 크림이 펄쩍 뛰었다.

 

 “무섭긴! 그냥 그러려니 할 뿐이야.”

 

 “......”

 

 그러나 우리 중 아무도, 그러니까 언젠가부터 곁에 내려와 우리 이야기를 듣고 있던 비둘기 녀석까지도, 그 말을 믿지 않았다. 크림 녀석은 누가 보더라도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그러나 망루는,

 

 “그래?”

 

 하며 휙 돌아섰다. 나는 뭐라고 말하려 했으나 망루 녀석은 더 이상 고양이의 호기심 따위는 발동되지 않는다는 듯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크림이 다소 다급하게 말했다.

 

 “사실, 얼마 전에...”

 

 망루는 걸음을 멈췄고 우리는 모두 귀를 쫑긋했다. 우리가 집중하자 크림은 약간 당황했으나, 이내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쓰며,

 

 “솔직하게 말하지. 들었어. 얼마 전에.”

 

 “...?”

 

 “...‘늑대, 울음소리를.”

 

 “늑대의 울음소리?”

 

 “그래. ‘우우우-’하는. ...”

 

 나도 오우우-’하고 우는데. 나는 그렇게 말하려 했으나 크림이 너무 심각했기 때문에 말을 삼켰다. 크림이 말을 이어갔다.

 

 “무서웠지만, 가지 않을 수가 없더군.”

 

 “소리가 나는 곳으로?”

 

 “그래.”

 

 “자세히 말해 봐.”

 

 크림은 약간 주저하는 기색이었으나, 이내 결심한 듯, 앞발을 고스란히 모으고 앉았다. 그러나 그의 어깨는 다시 떨려왔다. 녀석은 자신을 진정시키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리고 알게 됐어. 왜 그들을 늑대 신이라고 부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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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꿈꾸는 유랑극단

 3막 3화

 2018.11.14.

 

 낮아짐 이야기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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