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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화 -

 

 

 

 우리는 절망 속에 있다.

 

 는 우리에게 물건을 집어던졌고 하늘과 나는 피하기 바빴다. 나야 그렇다치고, 이리저리 피하는 하늘을 보는 것은 안쓰러웠다. 우리가 물건에 맞지 않자 는 더 약이 올랐는지,

 

 “Pukke!”

 

 더욱 방방 뛰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어떤 물건이 날아왔을 때 나는 훌쩍 뛰어올라 피했다. 그러나 그 물건은 벽에 부딪혀 와장창 깨졌고 그 파편이 나에게 날아왔다. 눈 주위에 맞았다. 나는 비명을 질렀다.

 

 , 괜찮아?”

 

 하늘이 나에게 외쳤다. 나는 황급히 눈의 상태를 확인했다. 눈가에서 약간 피가 나긴 했지만, 다행히 눈은 괜찮았다. 다행히... 하지만-

 

 는 이제 제풀에 지쳐 물건 집어던지기를 그만 두었다. ‘’, 우리의 주인인 자는 이렇게 우리에게 화풀이를 하곤 했다. 믿을 수 있나? 그는 착한 사람이었다. 그의 눈, 그 심연 속엔 선하고 소심한 아이가 울고 있었다.

 

 그가 씩씩거리며 누웠다가 어느새 잠들었다. 나는 하늘 녀석에게 다가갔다. 우리는 다친 데가 없는지 서로의 상태를 마주 살펴보았다. 하늘이 나에게 말했다.

 

 배고파...”

 

 기력을 너무 소진했다. 나도 배가 고팠다. 하지만 먹을 것을 받기 위해선 그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나는 침울해졌다. 하늘과 나는 서로 등을 맞대고 그렇게 엎드려 있었다.

 

 창문- 밖으로 나비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비는 창문 밖에서 나풀나풀 날고 있었다. 나비는 안으로 들어오려 시도했지만 약간 열린 투명한 창문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나는 부지불식간에 탄식했고, 하늘은 나를 바라보았다. “...?” 하늘이 묻자 나는 뭔가 대답하려다가, 곧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아무 것도 아니야.”

 

 너무 위험해. 그리고 너무 무책임해. 나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하늘이 갑자기 내 발 위에 자신의 발을 올려놓았다.

 

 너무 내 걱정하지마. 나는 괜찮으니까.”

 

 나는 녀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는 녀석의 눈을 바라보다가,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나비는 나풀나풀 날아가고 있었다.

 

 나는 말했다.

 

 우리 말이야.”

 

 .”

 

 “...나갈까, 여기서.”

 

 “...?”

 

 “‘으로 나가는 거야.”

 

 하늘은 깜짝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방금까지의 내 심정도 그러했다.

 

 “Pukke... Li Geshurp...!”

 

 가 드르렁 코를 골며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 거친 잠꼬대였다. 하늘과 나는 긴장하여 꼬리를 잔뜩 치켜세운 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몸을 휙 뒤집었다. 그리고는 다시 코를 골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말했다.

 

 나가자. 저 창문 틈새로.”

 

 “......”

 

 하늘은 두려움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녀석은 급기야 몸을 오들오들 떨었다.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는 창문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그리고 창문의 좁은 틈새를 바라보았다. 이래도 되는 걸까? 입을 앙다물고, 활활 타오르는 눈으로 그 틈새를 바라보고, 하늘 녀석을 바라보고, 자고 있는 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해야 하지? 무서운 고민에 휩싸였다.

 

 아까 그 나비가 다시 날아왔다. 나비는 창문 밖에서, 그리고 내 눈앞에서 날고 있었다. 나는 나비를 바라보다가 그 너머의 하늘에 눈길이 갔다.

 

한 발자국이면 돼.

 

 나는 결심했다. 틈새로 몸을 집어넣었다. 약간 힘겨웠지만, 머리가 빠졌다. 조금 더 바둥거렸다. 몸통이 빠졌다. 그러자 대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두려움에 찬 한 발자국을 내딛는다.

 

 하늘, 푸른 하늘, 햇살, 그리고 아스라한 공기와, 초저녁의 내음이, 내 몸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나는 뒤를 돌아 하늘 녀석을 바라보았다. 녀석은 다소 떨림이 진정된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신 내가 떨고 있었다. 그제야 으로 나왔다는 실감이 났다. 하지만 나는 애써 웃으며 말했다.

 

 가자.”

 

 

 

 

 --

 

우리는 절망 속에 있다.

 

는 우리에게 물건을 집어던졌고 하늘과 나는 피하기 바빴다. 나야 그렇다치고, 이리저리 피하는 하늘을 보는 것은 안쓰러웠다. 우리가 물건에 맞지 않자 는 더 약이 올랐는지,

 

“Pukke!”

 

더욱 방방 뛰기 시작했다. 다시 한 번 어떤 물건이 날아왔을 때 나는 훌쩍 뛰어올라 피했다. 그러나 그 물건은 벽에 부딪혀 와장창 깨졌고 그 파편이 나에게 날아왔다. 눈 주위에 맞았다. 나는 비명을 질렀다.

 

, 괜찮아?”

 

하늘이 나에게 외쳤다. 나는 황급히 눈의 상태를 확인했다. 눈가에서 약간 피가 나긴 했지만, 다행히 눈은 괜찮았다. 다행히... 하지만-

 

는 이제 제풀에 지쳐 물건 집어던지기를 그만 두었다. ‘’, 우리의 주인인 자는 이렇게 우리에게 화풀이를 하곤 했다. 믿을 수 있나? 그는 착한 사람이었다. 그의 눈, 그 심연 속엔 선하고 소심한 아이가 울고 있었다.

 

그가 씩씩거리며 누웠다가 어느새 잠들었다. 나는 하늘 녀석에게 다가갔다. 우리는 다친 데가 없는지 서로의 상태를 마주 살펴보았다. 하늘이 나에게 말했다.

 

배고파...”

 

기력을 너무 소진했다. 나도 배가 고팠다. 하지만 먹을 것을 받기 위해선 그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나는 침울해졌다. 하늘과 나는 서로 등을 맞대고 그렇게 엎드려 있었다.

 

창문- 밖으로 나비 한 마리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나비는 창문 밖에서 나풀나풀 날고 있었다. 나비는 안으로 들어오려 시도했지만 약간 열린 투명한 창문이 그것을 가로막고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나는 부지불식간에 탄식했고, 하늘은 나를 바라보았다. “...?” 하늘이 묻자 나는 뭔가 대답하려다가, 곧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아무 것도 아니야.”

 

너무 위험해. 그리고 너무 무책임해. 나는 다시 한 번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하늘이 갑자기 내 발 위에 자신의 발을 올려놓았다.

 

너무 내 걱정하지마. 나는 괜찮으니까.”

 

나는 녀석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나는 녀석의 눈을 바라보다가, 다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나비는 나풀나풀 날아가고 있었다.

 

나는 말했다.

 

우리 말이야.”

 

.”

 

“...나갈까, 여기서.”

 

“...?”

 

“‘으로 나가는 거야.”

 

하늘은 깜짝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는 놀라지 않았다. 방금까지의 내 심정도 그러했다.

 

“Pukke... Li Geshurp...!”

 

가 드르렁 코를 골며 잠꼬대를 하고 있었다. 거친 잠꼬대였다. 하늘과 나는 긴장하여 꼬리를 잔뜩 치켜세운 채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몸을 휙 뒤집었다. 그리고는 다시 코를 골기 시작했다.

 

나는 다시 말했다.

 

나가자. 저 창문 틈새로.”

 

“......”

 

하늘은 두려움에 찬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녀석은 급기야 몸을 오들오들 떨었다.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는 창문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그리고 창문의 좁은 틈새를 바라보았다. 이래도 되는 걸까? 입을 앙다물고, 활활 타오르는 눈으로 그 틈새를 바라보고, 하늘 녀석을 바라보고, 자고 있는 를 바라보았다. 어떻게 해야 하지? 무서운 고민에 휩싸였다.

 

아까 그 나비가 다시 날아왔다. 나비는 창문 밖에서, 그리고 내 눈앞에서 날고 있었다. 나는 나비를 바라보다가 그 너머의 하늘에 눈길이 갔다.

 

한 발자국이면 돼.

 

나는 결심했다. 틈새로 몸을 집어넣었다. 약간 힘겨웠지만, 머리가 빠졌다. 조금 더 바둥거렸다. 몸통이 빠졌다. 그러자 대지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두려움에 찬 한 발자국을 내딛는다.

 

하늘, 푸른 하늘, 햇살, 그리고 아스라한 공기와, 초저녁의 내음이, 내 몸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나는 뒤를 돌아 하늘 녀석을 바라보았다. 녀석은 다소 떨림이 진정된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대신 내가 떨고 있었다. 그제야 으로 나왔다는 실감이 났다. 하지만 나는 애써 웃으며 말했다.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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