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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화 -

 

 

 

“그, 그랬었군.”

 

우리의 이야기를 들은 나루 녀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마주 고개를 끄덕인 후,

 

“그후 우리의 고생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지. ‘죽을 뻔 했다’는 탄식을 수십 번은 내뱉은 것 같아.”

 

“그, 그랬겠지.”

 

나루는 비슷한 추임새를 한 번 더 반복한 후,

 

“‘밖’... 으로, 나온 걸 후, 후회한 적은, 없나?”

 

“왜 없었겠어. 하지만-”

 

“-기뻤, 지?”

 

“...맞아. ...배고픔과 씻지 못함과 비 맞음과 설사와 죽음의 위협을 대가로 하는 그것은...”

 

“......”

 

“‘자유’ 였어.”

 

나루는 후후후, 하고 웃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갸르릉, 하고 운 다음,

 

“하지만, 언제까지 이 삶을 계속해야 할까?”

 

“......”

 

“나에게, 우리에게, ‘다른 내일’이 있을까?”

 

나루 녀석은 내 질문에 그 맑은 눈을 빛내었다. 그리고 나에게 물었다.

 

“너, 너는 꿈, 꿈이 뭔가?”

 

“꿈? 갑자기 왜-”

 

“꿈이 있는가?”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딱히 없는 것 같은데.”

 

그러자 녀석은 맑게 웃었다.

 

“그, 그래. 딱히, 없, 없어도 된다.”

 

며칠 후, 녀석과 하늘과 나는 생선 가게 앞에 섰다. 당연히 생선을 훔치기 위해서였다. 생선 가게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마 그 생선 장사치는 안에서 낮잠을 퍼질러 자고 있으리라. 지금이 기회였다. 나는 하늘의 부른 배를 한 번 흘끗 본 다음,

 

“그럼, 간다.”

 

생선 가게를 향해 조심히 접근했다.

 

아무런 방해도 없었다. 근처까지 다가온 나는, 나는 생선이 있을 만한 곳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어?”

 

나는 놀랐다. 뒤에서 나루가 외쳤다.

 

“왜, 왜 그래?”

 

“없어!”

 

생선이 한 마리도 없었다. 다 어디 갔어? 나는 안쪽을 흘깃 둘러보았다. 생선 장사치는 누워서 쿨쿨 자고 있었다. 나는 그의 발치로 다가가 야옹, 하고 울었다.

 

이봐, 생선을 줘.

 

내 울음소리에 그가 부스스 일어났다. 나는 양 앞발을 가지런히 모아 앉아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는 나를 보고 너털웃음을 터뜨리더니, 무언가를 뒤져서 꺼냈다.

 

그것을 나에게 던졌다. 고등어였다.

 

왜 고등어가 저기서 나와? 게다가 이것은 얼어있지도 않았다. 그는 말했다.

 

“Lo Glaphi... Weisou!”

 

무슨 말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고등어를 입에 문 다음 훌쩍 자리를 떴다. 그런데 나루와 하늘이 어느새 가까이 와 있었다. 나는 묻는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나루가 말했다.

 

“저, 저 쪽을 봐, 봐라.”

 

나는 나루가 고갯짓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충격으로 입에 문 생선을 떨어트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늘 녀석이 대신해 주었다.

 

“저게, 바로 ‘큰 짐승’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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