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꿈꾸는 유랑극단 - 생선 가게의 애꾸눈 - 16화

 

 

 

- 16화 -

 

 

 

 미래의-나-?

 어떻게-?

 

 그건 나중에 알게 될 거야

 상황이 급박하니 빠르게 말하겠다

 너는 지금 이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게 될 거야

 

 어째서지-?

 

 겁을 먹는 신경이 마비되는 거지

 지금 이 순간부터

 너는 고등어를 먹을 때 같은 '미안함'만 남게 된다

 

 그런-반편이-같은-인생을-살라고-?

 

 미안하지만, 그게 지금의 나다

 지금 시야 한 쪽이 발개졌지?

 

 어-?-어-?-그렇다-이건-피인가-

 

 그래. 너는 한 쪽 눈을 잃었어

 앞으론 세상을 흘겨보아라

 

 잠깐-그럼-나는-이제-

 

 시간없어. 이제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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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신이 들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거의 모든 것이 그대로였다. 저쪽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는 고양이 무리들, 아마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난 것으로 보이는 나루 녀석, 그 곁에서 흥미롭게 나를 쳐다보고 있는 미로 녀석, 그리고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하늘 녀석- 그리고,

 

 바다 녀석은 '거대한 큰 짐승'의 앞에 마주 서 있었다.

 

 흥미로운 구도였다. 거대한 큰 짐승은 바다 녀석을 그저 내려다보고 있을 뿐, 전혀 공격하고 있지 않았다. 어떻게 된 일이지? 나는 외쳤다.

 

 "바다!"

 

 녀석이 그제야 느린 동작으로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나는 깜짝 놀랐다. 바다의 눈이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약간의 눈물을 머금은 듯 촉촉했다.

 

 "저 녀석이 나한테 그랬지."

 

 바다 녀석은 나루 녀석을 향해 고갯짓을 하며 말했다. 나루는 형형한 눈빛을 빛내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바다는 씩 웃으며,

 

 "내가 '큰 짐승'이라고."

 

 "......"

 

 "나는 그 말이 이해가 돼."

 

 "무슨 말..."

 

 "나는 이 큰 짐승이 이해가 돼."

 

 "바다!"

 

 내가 다시 외쳤다. 바다는 슬픈 표정으로 다시 큰 짐승을 바라보며,

 

 "가자. 내 안의 큰 짐승이여."

 

 나나를를농농락락하하지지마마라라

 

 큰 짐승이 대답했다. 그러자 바다는 푸하하, 하고 웃으며,

 

 "네가 모르는 비밀을 알려주지."

 

 뭐뭐라라고고?

 

 바다는 한 번 더 씩 웃었다. 그리고는 우리를 바라보며,

 

 "그럼, 잘 있어."

 

 작게, 그렇게 작별 인사 비슷하게 말하고는, 달리기 시작했다. 하늘이 외쳤다.

 

 "바다!"

 

 "새끼들을 잘 부탁해!"

 

 바다는 한 번 더 외치고는, 속도를 높였다. 그리고 거대한 큰 짐승이 그 뒤를 쫓아갔다. 흡사 쫓기는 사냥감과 사냥꾼 같았다. 우리는 허겁지겁 쫓아갔다. 하지만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바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이다. 그리고 큰 짐승도 같이 사라졌다. 우리는 모두 입을 쩍 벌릴 뿐이었다.

 

 "Pukkui! Gop Topasdli Burke!"

 

 갑자기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모두 소리난 쪽을 돌아보았다. 생선 장사치였다. 그는 사람들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사람들이 손에 쥔 돌을 내려놓고 어쩔 수 없다는 듯 물러났다. 고양이 무리도 볼장 다 봤다는 듯 어디론가 흩어졌다.

 

 생선 장사치는 내가 눈에서 피를 흘리고 있음을 발견했다. 

 

 내가 그에게서 '치료'를 받고, 한껏 잔 다음, 깨어났을 때 하늘과 나루가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나루 녀석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좋, 좋은 꿈, 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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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연재가 길어졌던 <생선 가게의 애꾸눈>도 이제 마지막화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지금 <바다를 꿈꾸는 유랑극단> 4막을 구상하고 있는데요,

배경은 한강 근처의 어느 빌딩 도시가 될 예정입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ㅎㅎ

 

읽어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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