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 24화 -

(완결)

 

 

 

 창 밖,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는 요란하게 양철 지붕을 두들기더니, 곧 세차게 쏟아져 내렸다. 천둥이 치기 시작했고, 밤하늘에 번개가 번쩍번쩍했다. 서늘하고 습기찬 한기(寒氣)가 펜션 내부로 스며들었다.

 

 "갑자기 비가..."

 

 F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덮고 있는 담요를 끌어올렸다. D는 그런 F를 바라보며 눈 앞의 과자를 집어들었다. 과자를 입에 물고 D는 말했다.

 

 "하자. E를 처형하는-"

 

 "응."

 

 B가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E는 최후 변론 따위 하지 않았다. 다만 이렇게 말했다.

 

 "멋진 밤이야."

 

 만장일치로 E의 처형이 거행되었고, 

 

 E는 인민으로 밝혀졌다. [현재, 인민 3 : 마피아 1]

 

 다음 마피아의 밤에, B가 살해되었다. [현재, 인민 2 : 마피아 1]

 

 "더 이상 볼 것 없지."

 

 D는 그렇게 말했고, F는 슬픈 눈으로 G를 바라보았다. G는 F의 눈길을 회피했다. D는 그런 G를 바라보며,

 

 "예전에 말야... J가 연습 중에 다쳐서 입원했을 때..."

 

 "아. 그때 사다리가 부러졌지."

 

 F가 응답했다. D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는 그때 그게 단순히 '사고'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겠다."

 

 G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은 두 명의 인민은 G를 처형하기로 결정했고,

 

 G는 마피아로 밝혀졌다. [현재, 인민 2 : 마피아 0]

 

 이로써, 한 연극부를 파국으로 몰아넣은 '마피아 게임'이 끝났다. 하지만 이게 단순히 '파국'으로 끝날 일일지는 남겨진 이들에게 달린 문제라고 사료된다. J의 말대로 외부 투쟁보다 내부 투쟁이 더 극난한 법. 믿음 뒤에 의심이 있고, 의심 뒤에 믿음이 있다. 파괴된 후에는 새로운 생명이 다시 꽃피운다.

 

 어느 해 삼 월에 벌어진 마피아 게임,

 

 인민 측 희생자- A, J, C, E, B

 

 희생자를 기리며, 막이 내린다.

 

 

 

 

 

--

<마피아 게임> 완결

 2020. 03. 20. ~ 2020. 06. 19.

 

 낮아짐 이야기제작소

 

 

  

 

 

 

 

 

 --

 훗날, F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다음에 '마피아 게임' 할 때는 '의사'라는 역할도 집어넣자. 죽은 사람을 '부활'시킬 수 있게 말이야."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