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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화 -

 

 

 

 "더 이상은 변론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여러분이 저를 믿어주길 바랄 뿐입니다..."

 

 I는 그렇게 변론을 마쳤다. 담담한 태도였지만 다소 아쉬워하는 빛이 없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어진 찬반 투표에서는 I를 재판대에 올리자는 찬성표가 8, 반대표가 1이 되었다. 

 

 사회자는 I에게로 천천히 다가갔다. 그러고는 이번에도 마치 세례를 주듯 I의 자그마한 정수리에 손을 올렸다. 

 

 "여러분, I는..."

 

 "......"

 

 "I는..."

 

 "어우 빨리 해, 임마...!"

 

 사회자가 뜸을 들이자 누군가가 원성을 질렀다. 사회자는 킥킥 웃으며,

 

 "마피아...가..."

 

 누군가가 침을 꼴깍 삼켰다.

 

 "아니..."

 

 뭐라고? J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럴 수가... 그러면...

 

 "...지 않습니다...!" 

 

 "엥?"

 

 잠시 후, 모두가 하나같이 원성을 내질렀다. "사회자, 이 개새끼야!" "그러니까 I가 마피아란 소리지?" "어우, 왜 말을 꼬아? 심장 떨려 죽는 줄 알았네." [현재, 인민 6 : 마피아 2]

 

 "헤헷. 여러분, 저 사실은 마피아였어요."

 

 I가 그제야 밝게 웃으며 말했다. I는 그제야 한시름 놓은 사람처럼, 표정이 밝아져 있었다. 

 

 누군가를 속이며 사는 삶은 참 힘든 거야. 

 

 J는 씁쓸하게 웃으며 그렇게 생각했다. F는 "우와, I가 진짜 마피아였다니. 진짜 연기 잘 한다." 하고 입을 다물지 못했고, E는 알 듯 모를 듯한 미소를 지었다.  

 

 "마피아의 밤이 찾아왔습니다."

 

 사회자가 두 번째 마피아의 밤을 선언했다. 모두는 고개를 숙였고, 남은 두 명의 마피아는 고개를 들었다. 두 마피아는 눈짓과 손짓으로 대화를 주고 받았다.

 

 '누굴 죽이지? 생각해 놓은 녀석 있어?'

 

 '가장 위험한 녀석을 죽여야 해.'

 

 '그렇다면... J?'

 

 '그렇지. J를 죽여야 해. 녀석은 뭔가 눈치챘어.'

 

 '잠깐만. 그런데 B도 만만찮게 위험하지 않아?'

 

 '...그렇긴 한데...'

 

 '어떡할까?'

 

 둘은 그렇게 묵언의 대화를 주고 받은 후, 곧 결정했다. 사회자는 그들의 결정을 보고 알았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두 명의 마피아는 다시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자. 마피아의 밤이 끝났습니다. 모두 고개를 들어주세요."

 

 모두는 고개를 들었다. 우리 중 누군가 한 명은 또 죽게 된다, 마피아에 의해. 사회자는 말했다.

 

 "마피아들에 의해 희생된 두 번째 희생자는..."

 

 사회자는 이번에도 뜸을 들였다. 모두가 사회자의 얼굴을 주목했다. 그런데, 문득 사회자는 J를 바라보며 득의만면한 미소를 지었다.

 

 "두 번째 희생자는 바로...!"

 

 

 

 

 

 

 --

 문득, 사는 게 허탈하다고 느낀다 해도

 글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어딜 가든, 어느 처지에 있든, 글은 쓸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예술이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이 있었고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긴 하지만

 이제는 제 자신을 위해 글을 쓰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음, 오늘 밤은 약간 감상적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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