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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가 죽어라

 

 


장마, 벽에 곰팡이 꼈다
습습한 오후
방바닥에서 책을 읽는다
김소월 이상화 이육사 이장희
시(詩)의 매무새를 가까스로 매만지고
이제 벗도 없다
친구이거나 친구였던 이들은 언젠가 변하거나 변했다
잎사귀에서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고요히
세상이 주는 기쁨 아무 소용 없더라
그저, 나는 그저
책 읽다가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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