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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생(半生)의 짐승
형아다
형아가 왔다
형아는 피곤한 몸을 질질 끈 채
침대에 쓰러졌다
축 늘어진 팔이 안쓰러운지
낼름낼름 핥다가
자기도 철퍼덕 누웠다.
가수(假睡) 상태에서
드르렁 드르렁 코 고는 소리에
잠이 깬다
쬐깐하고
이제 반생(半生)은 살았고
사방팔방 살펴보는 감각과 지진나는 동공
피로하기도 하였지
어차피 눈을 뜨나 감으나 밤이었으나
기왕이면 뜬 눈에
새벽 네 시 같이 까만 눈 속에
차분한 불빛
달콤한 불면과
집 털러 온 도둑들 앞에서
한 치도 물러나지 않는 움찔거림과
개죽음일 리 없는 죽음이여
부지불식간에 곯아떨어지고
삽시간에 깨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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