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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

 편의점 야간 알바 면접을 보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나는 차비가 아깝다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요즘 편의점들이 어렵다며, 최저시급을 못 준다고 했다. 편의점들이 어렵다면서 왜 그렇게 편의점들은 계속 생겨나는지. 회사는 돈이 많은가 보았다. 정말 왔다갔다 차비가 아깝다. 나는 한 번 더 거칠게 투덜거리며 고시원 건물로 들어섰다.

 어떤 형이 전동 킥보드를 들고 낑낑거리며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다소 까무잡잡한 얼굴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혀 있었고, 온 몸에서 김을 모락모락 내고 있었다. 등에 매고 있는, 다소 무식하다시피 커다란 가방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그 형의 뒤를 따라 4층까지 올라왔다. 그 형은 헉헉거리며 킥보드를 조심조심 내려놓고, 한 번 허리를 쭉 펴더니, 다짜고짜 총무실의 문을 두드렸다.

 "안녕하세요. 방 있어요?"

 

 

 예의 그 늘어진 하얀 런닝을 입은 총무가 머리를 긁적이며 나왔다. 총무는 그 형을 보고는,

 "23만원. 한 달."

 하고 말했다. 그 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깔끔한 방으로 하나 주세요."

 "그 킥보드도 방에 놓을 거예요?"

 "네."

 "좁을텐데."

 그러자 그 형이 씩 웃었다. 꽤 씩씩한 웃음이었다.

 "생계수단이라."

 "따라와요."

 총무는 그 형을 안내했고 그는 총무를 따라 복도로 걸어갔다. 총무는 내 방 맞은 편의 방을 그 형에게 보여주었다. 그 형은 고개를 끄덕인 다음, 이따가 총무실에서 계산하겠다고 말했다. 총무는 알겠다며 "푹 쉬세요." 하고는 사라졌다. 그 형은 방에 조심조심 들어가서, 킥보드를 조심조심 내려놓고, 침대에 앉아서, 손으로 땀을 닦았다. 그러다가 나와 눈길이 마주쳤다. 역시 그 형은 웃으며,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한지훈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네, 네. 저도..."

 나는 뻘쭘하게 대답했고 그 형은 한 번 더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호쾌한 모습과는 다르게, 또 이번에는 자신의 커다란 가방에서 노트북을 조심조심, 하지만 재빠르게 꺼냈다. 그리고는 조심조심 침대에 앉아서 노트북을 무릎에 올려놓았다. 노트북이 부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다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방문을 닫은 다음, 나는 침대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졌다. 이렇게 뒹굴거리면서 유튜브를 보는 게 시간 때우기로는 제격이었다. 삼십 분 정도를 그러고 있자니, 맞은 편 방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예, 잘 지내시죠? 시나리오 보내드렸어요. 우와. 이거 쓰는데 정말 고생했다. 아이고. 하하. 네. 확인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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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밤은 계속된다

4화

201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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