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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을 먹으며
나는 추운 고시원에서 찬 바람과 싸우고 있었지. 밤샘 알바를 하고 돌아오는 길, 컵라면과 소주 한 병을 사서 가방에 넣고. 아침 동이 터서 세상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지. 방에 돌아 와 컵라면에 물을 붓고 빈 속에 소주 한 잔을 까부시는 아침. 모세혈관 구석구석 퍼지는 나른한 피로.
오늘 집에서 컵라면을 먹는데 그 때 생각이 났어. 한 해가 순식간에 갔다.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가난한 삶, 고시원보단 덜하지만 여전히 우풍을 맞을 때, 위로처럼 다가오는 치열했던 기억. 매콤한 컵라면에 알싸히 배어있는 추억의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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