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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볶으며

 

 

 

책을 읽다가 배가 고파

김치를 볶기로 한다.

어머니가 정성스레 싸다 준 김치

향긋함이 주방에 감돈다.

후라이팬이 지글지글 끓고

가난한 시인에게 김치는 최고의 영양 공급원

김치를 먹다가 김치에 대해 생각한다

몸을 건강하게 하는 사랑처럼,

나의 글도 그러해야 할 텐데

깊이 익기까지 오랜 인내의 시간

온갖 재료들이 서로 어울리는-

패스트푸드같은 빠름이

즉각으로 사람을 휘둘려 할 참이면

나는 문득 아찔해진다

김치를 먹다가 김치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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